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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꼬발랄한 일상

힐링이 필요해 글썽울먹 우사인볼트로 빙의된 사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5.

 

 

 

산책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즈음. 어제도 산책을 다녀왔어요 :~)

 

이쁜 중학생 남자아이 둘이 체샤를 꺼내기 힘든 곳에 들어가니 손수 도와주겠다고 나서주구 "고양이 발톱은 얼마마다 깎여요?"라고 물어보구 조근조근, 저희집 발톱 깎이가 망가져서 못 깎이고 있어요 하면서 수줍수줍 웃고 체샤 보려구 졸졸 따라다니고 얼마나 귀엽던지 ㅎ.ㅎ

고마워요 라고는 얘기했지만 또또 고마워요 !

 

할머니들도 체샤 예뻐라 하고, 제가 쓸쓸해보였는지 ㅋㅋ 어떤 분께선 얘기도 나눠주시고 강아지를 키우는 분이었는데 슈나우저 였나 기억이 가물가물, 저희집도 슈나우저를 키웠었는데하늘나라로 간터라, 추억이 아른아른.

 거기까지는 너무너무 좋았는데 !

 

사고가 있었어요. 개 두마리 산책시키는 여성분이 있었는데, 개가 갑자기 체샤한테 달려들었어요 ㅜㅜ 주인분이 힘이 딸려서 못잡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얘들이 왜이러지(이럴 애들이 아닌데라는 당황한 뉘앙스)"라고. 개 줄은 짧게 잡을 생각은 전혀 없으신. 그래서 체샤가 가슴줄을 빠져나가 도망갔었어요. 담벼락?이 있는데 거길 넘어가면 차가 다니는 도로. 얼마나 놀랬던지 올라가다가 떨어지는 걸 뙇 잡아서 겨우겨우 데려갈 수 있었어요.

 

눈물도 그렁그렁 눈물도 줄줄. 빽빽 울고 손톱발톱 다 세워서 꼭 저를 끌어안고. 체샤 잡으러 가다가  집 열쇠도 잃어버린 거 있죠 근데 그 개 주인분은 미안하다라는 말도 없이, 놀랬냐는 말도 없이 아무 인사도 없이 그냥 가버리시더라구요. 그런 사고 개를 데리고 다녀도 종종 있어요. 그럼 잘못했다는 말 정도는 해야 예의고 매너고 그런거잖아요.

 

 

 

너무너무 화가나는데 너무너무 당당히 저를 지나쳐가셔서, 화도 못내고 바보처럼 체샤만 달래주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저와 대화를 나누셨던분은 저와 체샤가 걱정되셨는지 계속계속 말 걸어주시고. 너무너무 감사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열쇠를 잃어버린 걸 그제서야 알아서, 체샤는 집에가자고 우는데 ㅜㅜ 주위를 3번정도 왔다갔다 거리다가 겨우겨우 찾았어요.

 

찾고 나서도 심장이 얼마나 벌렁벌렁 거리는지 손도 다 떨리고, 눈물도 나고. 강아지는 잡을 수 있어도 고양이는 도망가버리면 찾기 어려우니까, 잃어버리면 어쩌나 생각도 자꾸자꾸 들어서. 가슴에 안겨있는데도.

 

주저앉아있으니까 지나가던 할머니가 고양이가 산책도 하냐고 그러면서 예쁘다예쁘다 칭찬해주시고 기특하다고 해주시고 이름도 물어봐주시고 :< 좋은 분들 엄청 많은데 그 상황때문에, 놀라진 않았냐고 말이라도 해주지 않은 그 분이 너무너무 미워서. 들어와서 장난감으로 장난도 치고 위로해준다고 와서 부비부비해주고  이런 약한 엄마같으니. 그래도 자기도 놀랐는지 이동장에 들어가서 잘 나오려고 하지 않아요.

 

좋은 분들이 많은데 꼭 나쁜 한 분때문에 하루를 눈물로 글썽거리면서 보낸게 너무너무 아쉬워요. 

 

오늘까지도 여전해서, 혹시나 아픈건 아닐까 걱정도 되는데 해줄 건 없구 이동장을 담요로 가려놓고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