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는 영화를 참 재미나게 봤었던 기억이 나요. 감독에 팀버튼, 모자장수의 조니 뎁,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해서웨이 등등 좋은 배우와 좋은 연기. 그 중에서도 체셔라는 이상한 고양이를 제일 사랑했었어요. 원작에서나 영화에서나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아닌데 큰 눈 망울에 큰 입. 갑자기 뿅 사라졌다가 갑자기 뿅 나타나는 이상한 나라의 제일 이상한 체셔.
체샤라는 이름은 이 고양이에게서 따온 게 맞아요. 왠지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냥 특별히. 이유는 없지만. 그러고 싶었어요. 고민거리가 있을 때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으레 동물들에게 털어놓잖아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는 절대 얻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편안함과 속시원함 혹은 믿음을 느낄 수 있기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영화의 '체셔'는 엘리스의 질문에 답하는 고양이에요.
딱 적당한 거리. 무심한 대답, 그렇지만 그 어떤 질문도 우습게 넘기지 않는 것들.
체샤도 좀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모든 고양이들의 거리처럼. 가축이나 개처럼 인간과 가까웠던 동물은 저 뒤로 하고 고양이도 개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간과 가까이 생활하면서 '스스로' '얽매이기 좋아하지 않는" 그렇지만 봄날의 햇살처럼 여름날의 '여우비'처럼 변덕을 부릴 때도 있잖아요.
아침에는 제법 까칠하고 집사를 깨우는 방법이 유난스러운.
점심에는 놀아달라고 울거나 몸을 비비거나 입술을 맞추는 살가움을,
저녁에는 자기만 봐야한다는 욕심쟁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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